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blurt • 20 hours ago오늘 밤 비 내리고---도 종 환---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인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 지고 세월 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hansangyou in blurt • 2 days ago가을비---백 규 현--- 너를 만나고 난 뒤 나는 또 비가 되어 울었다 우르르 쾅쾅 뇌성벽력 속에 온 세상 적시는 여름비로 울지 못하고 마른 풀잎 한 웅큼 적시는 가을비로 그렁그렁 울었다 갈래야 갈 수 없고 올래야 올 수 없는 아픔으로 쌓인 산 앞에서 어쩌면 꿈일지도 모른다는 하얀 환상을 쫓으며 울어서 채우지 못한 서러움의…hansangyou in blurt • 3 days ago운문사 은행나무 희망 메시지(3)13 마음이 원래부터 없는 이는 바보이고, 가진 마음을 버리는 이는 성인이다.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는 이는 똑똑한 사람이고, 비뚤어진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14 누구나 다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성인이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것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15 돈으로 결혼하는 사람은…hansangyou in blurt • 4 days ago영일만에서 병나발 불다---한 상 유--- 퍼질러 좋다는 걸 예끼, 구룡포로 가자꾸나. 고래들 짓달리고도 아쉬운 과메기 살점 잇새에 쟁여 일긋거리는 그녀의 눈길과 헛헛한 웃음 한 방울이 영일만 파도치듯...hansangyou in blurt • 6 days ago운문사 은행나무 희망 메시지(2)7 남을 좋은 쪽으로 이끄는 사람은 사다리와 같다. 자신의 두 발은 땅에 있지만 머리는 벌써 높은 곳에 있다. 8 행복의 모습은 불행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9 웃음소리가 나는 집엔 행복이 와서 들여다보고, 고함소리가 나는 집엔 불행이 와서 들여다본다. 10 황금의 빛이 마음에 어두운…hansangyou in blurt • 7 days ago운문사 은행나무 희망 메시지1 남자는 여자의 생일을 기억하되 나이는 기억하지 말고, 여자는 남자의 용기를 기억하되 실수는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 2 내가 남한테 주는 것은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 그러나 내가 남한테 던지는 것은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3 남편의 사랑이 클수록 아내의 소망은 커지고, 아내의 사랑이 클수록 남편의 번뇌는 작아진다. 4…hansangyou in blurt • 8 days ago가을비를 맞으며---용 해 원---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얼마만큼의 삶을 내 가슴에 적셔왔는가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훌쩍 떠날 날이 오면 미련 없이 떠나버려도 좋을 만큼 살아왔는가 봄비는 가을을 위하여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하여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hansangyou in blurt • 9 days ago사랑을 위한 각서---강 형 철---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칸나꽃 붉게 폈던 여름이었나 그대 왼손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칼 올려 땀을 닦던 유리창 곁이었나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세월은 흘러 너와 나의 얼굴엔 시간이 숨쉬고 간 그늘만 아득하고 그때 서로에게 기댄 이야기가 가늘고 긴 주름으로 기울었는데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hansangyou in blurt • 10 days ago존경---방 귀 희---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존경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 사람에게서 자기와 다른 멋진 면을 발견했을 때 부러움과 함께 닮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존경이죠. 존경은 수수한 옷을 입은 사랑이래요. 그래서 소리를 지를 정도로 눈이…hansangyou in blurt • 11 days ago초가을비---도 종 환--- 마음 무거워 무거운 마음 버리려고 산사까지 걸어갔었는데요 이끼 낀 탑 아래 물봉숭아 몇 포기 피어 있는 걸 보았어요 여름내 비바람에 시달려 허리는 휘어지고 아름다운 제 꽃잎이 비 젖어 무거워 흙바닥에 닿을 듯 힘겨운 모습이었어요 비안개 올리는 뒷산 숲처럼 촉촉한 비구니 스님 한 분 신발 끄는 소리도 없이 절을…hansangyou in blurt • 12 days ago가을바람이 불어오면---박 노 해---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불볕을 지낸 사과의 볼이 붉어지듯 뜨거웠던 나의 걸음도 묵직해지기를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장마에 맞서던 별들의 고개가 숙여지듯 곧고 푸르던 나의 말들도 나직해지기를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태풍을 보낸 모과 속에 향즙이 고여들듯 아팠던 자리마다 사람의 향기 차오르기를 가을바람이 불어오면…hansangyou in blurt • 13 days ago사랑의 시---이 주 호---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요 그대 팔에 나를 감싸고 나 그대를 사랑해요 함께 떠나가요 그대 나를 사랑하기에 내 모든 것 드려요 나의 팔에 안기어 꿈을 꾸어요 아- 영원히 사랑할 고운 그대 아- 아무도 모르게 간직하고 간직하고 싶은 사람 나 그대를 사랑하기에 내 모든 것 드려요 나의 꿈도 소망도 모두 드려요 그대 나를…hansangyou in blurt • 14 days ago찻집---에즈라 파운드--- 찻집의 저 아가씨 예전처럼 그리 예쁘진 않군 그녀에게도 8월은 지나 갔어 층계도 전처럼 힘차게 오르지 않고 그래, 그녀도 나이가 들고 우리에게 머핀을 갖다 줄 때 주변에 풍겼던 젊음의 빛을 볼 수 없을 거야 그녀도 중년이 될 테니까 MODIGLIANIhansangyou in blurt • 15 days ago가을 넥타이---김 현 승--- 볕은 이순하고, 이삭들 바람이 익는다. 아침 저녁 살갗에 묻는 요즈막의 향깃한 차거움... 사십은 아직도 온혈동물인데 오늘은 먼 하늘빛 넥타이 매어볼까.hansangyou in blurt • 16 days ago가을이 오면---김 용 택--- 나는 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hansangyou in blurt • 17 days ago나비야 청산 가자---작자 미상---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 자고 가자 (청구영언 중에서)hansangyou in blurt • 18 days ago갈대---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hansangyou in blurt • 19 days ago봉포---한 상 유--- 넋두리 한 주저리 자잘하게 그렇게 비겨대며, 제풀에 부서지는 포말로 개작거리다가 처얼- 썩- 일순, 해안선과 구겨진 결 감파랑 들다hansangyou in blurt • 20 days ago억새---김 차 영--- 바람의 비명 가득하다 억새가 날을 세워 칼춤을 추고 있다 몸부림은 소외된 자의 성난 울음 꽃은 누런 고독을 갈아 피워내는 하얀 눈물 칼은 바람을 자르는 게 아니다 고독을 잘라 허공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구름에게, 별에게, 달에게 구애하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이 자를 수 있는 푸르름은 가고 산비탈 녹슬어가는…hansangyou in blurt • 21 days ago계절---나 태 주--- 강물을 건너고 말았다 한 번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물 이제는 완벽히 네가 그쪽 사람이 되었다는 증거다 부디 잘 살아라 이쪽 사람 생각하지 말고 그쪽 사람들하고만 잘 살아라 그렇지만 말이다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한 시절 내가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꽃이 피면 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