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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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세상/cjsdns

여느 때보다 좀 늦게 오는 전철을 탔다.
두 시간만 더자고 일어나지 생각을 하며 다시 잠을 청했는데 깨어보니 6시가 살짝 넘었다.
6시 8분 차가 막 떠났을 거 같다는 생각에 다름 차는 하고 보니 30분쯤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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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하며 해가 떠오른다.
청평댐 위로 뜨는 해를 봤는데 확실히 늦게 나왔더니 해맞이하는 곳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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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리 역 근처에 있는 파크 골프장에서 밝은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게 되다니...
늦게 나온 선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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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나무라지 않고 주는 선물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세상을 바로 세우는 게 목표인양 전철 내부 모든 광고자리를 차지하고 위용을 과시하는 바른 세상이 내거는 게 그런 세상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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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구석구석 다른 칸을 봐도 광고자리는 모두 바른 세상병원 홍보물로 도배가 되어있다.
얼마나 세상을 바르게 세우고 싶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저 광고가 누군가의 척추 혹은 다리에 관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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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의 이상이 있는 뼈를 치료하여 곧게 세워 바르게 생활할 수 있게 하겠다는, 세상의 허리 다리 아픈 사람이여 걱정 마시라 하는 광고물이 다른 한편으로는 나라를 바르게 세워야 하는 정치인들에게 특히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라의 허리가 역사라고 할 수는 없어도 면면히 흘러오는 우리의 민족혼 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있어 우리의 역사는 우리의 허리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지금 그 허리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제대로 치료해야 하는데 귀찮으니 덮고 가거나 아니면 아예 거시기에 말대로 하자고 한다.
한마디로 우리에 척추에 종양을 이식하자는 생각인듯하다.

나라를 위해 누구처럼 목숨이라도 바쳐가며 올바르게 정치를 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정치하는 게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나 시대적 사명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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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해는 거침없이 솟구치더니 강물까지 가지고 노닌다.

날 밝아 보이는 게 많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지는 거 같다. 그러나 오늘은 서둘러야 한다.
처조카 결혼식도 있고 친구 칠순도 있다.

옛날에는 환갑에 칠순 팔순 잔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다 없어져가는 느낌이다. 그런 거 뭐 필요해 필요 없어하면서도 그냥 지내놓고 보면 한편 허전함이나 아쉬움이 있다.
어차피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 칠십 세 생일을 맞이하는 한 친구를 위해 몇몇 친구들이 모여서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그냥 보내기는 너무 서운하잖아 자식들에게 부담주기도 싫고 그렇다고 안 해준다고 그냥 지나치면 우리만 손해야 그러니 우리끼리라도 모여 밥이라도 먹고 선물이라도 준비해서 축하해 주자고, 그렇게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추진되는 칠순이다.

일단 날이 좋아 좋다.
세상에 평화와 사랑만이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걸음 한걸음 걷는 와중에도 스티미언님들 모두 스팀으로 대박 나시기 바란다는 기원까지 합니다.

행복하세요.
오늘도...

2023/03/1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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