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개 못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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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버릇 개 못준다.

오랜 생활 속에서 생긴 습관이나 버릇은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다. 이런 게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는 있을법하다.
나도 이런 게 있는 게 그동안은 장점이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아니다.

이제는 고쳐야 할 습관 1호로 지정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그동안 막연하지만 고쳐보려 생각을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아니 안된다.

노력을 나름대로 했는데도 안되는 거 보면 심각한 중증이다.
그래서 새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고치자로 새해 목표를 설정하려 한다.

그건 다름 아닌 통장 잔고를 어느 정도 놔둬야 하는데 돈이 있으면 그냥 두지를 못한다.
어디에든 투자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스타일이다.
그렇다 보니 돈이 좀 생기면 어디다 투자를 하지 하고는 무조건 긁어서 투자를 했다.

그 덕분에 오늘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막상 나이가 들고나니 이젠 그게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특히 아내를 위해 쓴 게 없다.
꼭 필요한 거 아니면 언제나 뒷전에 밀려있어 명품 가방 하나 아직 못 사줬다.

그런데 이런 습관이 수십 년을 같이 살다 보니 같은 습관처럼 되어서 서로 불편한 게 없었으나 나이를 먹고 나니 그게 아니다.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치장은 해야 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그렇지만 그냥 그렇게 사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꼭 필요한 거 아니면 안 사거나 쓰는 버릇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젠 바꿔야 한다. 통장에 잔고가 마이너수나 0이 아닌 어느 정도 차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음 달 초부터 뭔가를 해야 하는데 통장 잔고를 보니 바닥이다. 정말 난감한 일이다.
당장 통장에 어느 정도의 잔고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돈이란 쓰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제 정신 차리고 큰돈이 들어오던 작은 돈이 들어오던 빗자루질 해서 투자하는 것은 자제를 해야 할거 같다. 통장에서 편하게 뒹굴게 하는 놈들도 있어야 내 마음이 편할 거 같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쫓기듯 살아야 한다.
이젠 내게 뛰어가는 삶도 좋지만 걸어가거나 쉬어가야 하는 삶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물론 그래서 스팀을 잘 만났다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스팀과 함께하면 늘 쉬어가는 느낌이 들어 좋다.
그리고 여유 있는 꿈을 꿀 수 있어 좋다.
지금처럼 말이다.

2022/11/2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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