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먹으러 가는 길

in blurt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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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말로 잔치 먹으러 간다.
그것도 멀리 대구로...

내가 사는 청평에서 대구는 제법 먼 거리다.
혹여라도 차를 놓칠세라 새벽부터 서둘렀다.
청평역에서 6시 40분 차를 놓치면 안 되어 4시부터 일어나 수선을 떨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8시 40분 버스를 타려면 6시 40분 전철을 타야 했고 다음 차는 애매했다.
청평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도 되는데 이것 역시 까닥하면 대구행 버스를 놓칠세라 환승을 두 번이나 하게 되어도 안전하게 전철을 이용하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그렇자 보니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한 시간 정도 일찍 왔다. 해서 주변을 열심히 걸었다. 까닥하면 오늘 만보 걷기 완성을 못할 수도 있어 기회가 있을 때 일단 걸어 두자 마음먹었다. 그랬더니 집에서 청평역까지 걷고 동서울 터미널 주변에서 걷고 해서 6000보 가까이 걸었다.
이 정도 걸었으면 대구 가서 예식장까지 거리를 활보하듯 걸어가면 만보 채우지 싶다. 물론 시간이 어찌 될지 모르나 1시 반 예식이니 걸어가도 되리다.

아직은 괜찮으나 나이를 좀 먹다 보니 장거리 여행에 은근히 걱정되는 게 화장실 문제다. 버스를 타면 내 맘대로 할 TN도 없고 말이다.

그게 생각보다 심각한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지금 누군가 운전석으로 다가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는데 그 문제다. 하여 보니 그리 나이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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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인 게 졸음 쉼터가 그리 멀지 않아 차를 세워주니 내려서 냅다 달려간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사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그의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하여 수분 섭취는 줄이고 탑승전에는 꼭 화장실을 들리는 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버스는 다시 신나게 달린다.
지금 시각이 10시 40분이니 꼭 2시간 달려왔다.
3시간 40분 걸린다 하니 한 시간 반 정도 더 가면 될 거 같다.
그냥 휴게소에 안 들르고 가도 될 거 같은 생각인데 이 정도면 아직은 염려 안 하고 살아도 되는데 염려가 되는 게 왠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심리적 부담이라는 게 있나 보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원래는 자동차를 가지고 가려했는데 장마철이라 비를 만나면 운전하기가 부담스러워 버스를 예매했고 사전에 버스 타러 오는 길 답사를 했다.

괜히 허둥대다 일 망칠 구도 있어 며칠 전에 동서울 터미널까지 와서 예매표 확인도 하고 승차장 확인도 했다.
그런데 나는 예매를 하면 터미널에서 표를 받아야 하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야놀자에서 예매를 했는데 터미널 창구에 가서 예매한 거 표 달라하니 예매한 근거가 안보이니 어떻게 예매를 했는가 묻는다. 하여 야 놀 자에서 했다 하니 휴대폰을 달라더니 큐알 코드를 찾아주고는 야놀자 예매는 승차할 때 큐알코드 찍으면 됩니다 한다. 승차장도 물으니 2층으로 올라가서 우측으로 50미터 가면 좌측으로 복도 같은 축구가 있는데 리로 쭉 가서 L 승차장에서 타시면 됩니다 한다. 하여 사전 답사를 다 했고 덕분에 오늘은 서둘렀어도 쫓기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에 임하게 되었다.

버스가 선산 휴게소에서 15분 쉬었다 다시 출발한다.
이제 시간 반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하리라.
하늘은 흐렸어도 차창밖 전경은 녹음으로 평온해 보이고 좋다. 친구 덕분에 참 좋은 여행을 하는 거 같다.

2022/06/2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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