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쓰(RunEarth)] 소주 한 잔

in blurt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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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 어제는 혈액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전현수혈 2개, 혈소판 6개를 맞았다고 한다. 모아둔 헌혈증서를 드리면서 내 피를 직접 나눠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으며 장인어른과 소주 한 잔 했다. 평소 쳐다 보지도 않던 빨간색 진로. 술이 짜다.

술을 한 잔 해서 그런지 새벽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잠에서 깨서 꼼지락 거리다가 방안에서 장모님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괜스레 눈물이 날 거 같았다.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고, 세탁된 빨래를 다시 건조기에 넣어 돌려 놓고는 나가 달렸다. 새벽에 무리하지 않으려고 천천히 달리는 편인데 오늘은 평소보다 빠르게 달렸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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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나니 감정이 조금 추스러진다. 잡생각이 들다가도 금방 어둠에 묻힌다. 새벽에 달리면 그런 점이 좋다. 어느 순간 어둠은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와 안정의 대상이 되었다. 달리면서 조금은 성숙해진 듯 하다.

@etainclub 형은 암치료와 타인을 돕는 것에 관심이 많다. 타인이형이 빨리 경제적자유를 이루고 암치료를 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픈 이들이 평온을 찾는 하루가 되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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