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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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끼니때마다 설거지를 한다.
혹여 한 끼라도 건너뛰면 그릇이 제법 쌓인다.
그릇이 몇 개나 된다고...

생각해보면 옛날 사람들 특히 옛 여성 들은 설거지 하다 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가족인 시대는 그랬다.
끼니가 지금이 나 에날이나 삼시 세끼인데 그땐 그릇이 더 많았던 기억이다
특히 집안에 큰 일이라도 있으면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이곤 했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가정까지 그릇 세척기가 들어와 있는 세상이니
옛날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온다면 너무 억울해할지도 모르겠다.
부엌이 세상의 전부인지 알고 지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테니...

설거지를 하다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아무리 맛난 음식을 먹어도 설거지가 깔끔하지 않으면 뒷맛이 거시기하다.
밥 먹은 그릇 설거지만이 그런 건 아니다.
세상일 모든 게 그렇다.
설거지 잘하는 사람이 살림 잘하는 것이고 사업을 잘하는 사람들도 무슨 사업이든 뒷 설거지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잘 못하는 사람 중에 나도 포함된다는 생각을 늘 한다.

이제는 설거지를 잘해야 한다.
내가 살아온 세월도 설거지를 잘해 잘 정리해서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뭐가되었든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일을 벌이는 것보다 뒷정리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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